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뮤지컬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유명 뮤지컬의 경우 오리지널 캐스팅이 아니더라도 왜 그렇게 비싼건지...
좀 더 좋은 자리에서 즐겁게 보고 싶은 맘과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보자는 생각을 저울질 하다 보면, 결국 공연을 보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저렴한 뮤지컬도 있었으니....
이름하여 소극장 창작 뮤지컬.
소극장에서 하니 오케스트라가 필요 없으며, 창작 뮤지컬이라 라이센스 비용도 빠지고 나니 남는 건 저렴한(?) 입장료.
생각나는대로 주절댄 서론을 뒤로 하고, 오늘의 본론 뮤직 인 마이 하트 이야기를 꺼내보자.
(참고로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뒤로 빼고, 클릭해야만 볼 수 있게 해 놓았으니 안심하고 보시라.)
05년에 초연을 해서, 자리도 꽉꽉 채웠고, 상도 많이 탔단다.
그리고 팜플랫을 사러 이리저리 보니 배우들(총 6명 출연)도 나름 경력이 출중.
보고 나니 스토리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연인과 함께라면 즐겁게 볼 수 있는 뮤지컬.
참고로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자리 팁을 알려드리겠다.
앤디는 1번 위치에 주로 나온다. 그러기 때뭄에 앤디의 팬이라면 1번 앞쪽 좌석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여주인공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2번 위치 앞쪽 좌석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둘러보고 맘에 들었던 자리는 위 그림 오른쪽에 빨간 박스로 표시한 자리.
많지는 않지만 간간히 LCD를 통해 자막 등이 나온다. LCD와 적정 거리에 있고, 화면도 잘 보이는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자 이제 뮤지컬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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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유진씨. 이민아 역을 맡았다.
청각장애 희곡작가.
창작의 과정을 "상상속의 4명의 인물(주연,조연,언더,여우)에게 배역을 주고, 그들의 행동을 글로 옮겨 쓴다." 로 표현한 게 너무 기발했다.

가수(?) 앤디. 장재혁 역.
내가 본 날은 앤디가 장재혁 역으로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금 후회스러운 선택.
노래는 3곡 (립싱크 포함)을 부르는데, 가수라는 호칭이 아까울 정도로 못부른다.

왼쪽부터 한지혜, 최정화, 성종완, 정철호 씨. 각각 여우, 언더, 주인공, 조연 역.
공연에 감칠맛을 더해주었던 4명의 배우들. 일인 다역을 너무나 잘 소화해냈다.
줄거리는 간단했다.
청각장애(에 말도 못하는) 희곡작가 민아가 연출을 꿈꾸던 배우 장재혁과 사랑에 빠지고, 장재혁이 잠시 잠수 탔다가 수화를 배워 나타남. 여자가 또 상처받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둘이 만나 해피앤딩.
가볍고 즐거운 내용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1. 장재혁의 비중.
공연에서의 장재혁은 조연이다. 오히려 민아+4인방이 주연이라는 말이 맞다. 앤디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아쉽다.
2. 어이없는 갈등.
갑자기 잠수탄 장재혁. 문자는 '미안해요' 뿐.
차라리 매일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 라는 문자가 오고, 이에 지친 민아가 맘을 접었다 라던지 무대 양쪽에 재혁과 민아가 서 있고, 양쪽을 질책하는 음성이 교대로 나온다던지...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되지 않던 갈등.
3. 피날래의 밋밋함.
무대 중앙에 그네가 내려오길래 타고 올라가거나 흔들거나 뭔가 있을 줄 알았다. 왔다갔다 하다 앉아 키스하는게 끝.
차라리 LCD나 조연등으로 잠시 시간을 끈 후, 무대 뒤나 객석 뒤에서 걸어나오는 웨딩신으로 끝내는건 어땠을까? (진부하지만 그럴듯한...)

키스신으로 끝내는 앤딩. 조금 허전하게 끝나버렸다.
물론 칭찬할 점도 많다.
비교적 정확한 수화에 감탄했다. 물론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 수화이긴 했지만, 일반 수화동아리에서조차 율동으로 변해버려 뭔지 알아볼 수 없는 수화가 많은데, 정확한 수롸를 하다니... 외우느라 고생좀 했을 듯.
신선한 아이디어와 많은 웃을 수 있는 포인트 등도 나름 즐거웠다.